목차
▪️톰 크루즈 BAFTA AI 연설은 왜 묻히고 틸리 노우드는 헤드라인이 됐는가
▪️흥미성 소비 뒤에 묻힌 톰 크루즈 6분 연설의 진짜 메시지는 무엇인가
▪️장인 정신은 왜 말이나 영상으로 전해지지 않는가
▪️창작 교육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지은 이야기에 영혼을 담는다
▪️우리가 주의를 기울인 곳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 된다
▪️[톰 크루즈 소개]
▪️핵심 인사이트 3가지
▪️전문 용어 사전
▪️핵심 참고 자료
▪️칼럼니스트 소개
▪️함께 읽으면 좋을 기사
톰 크루즈 BAFTA AI 연설은 왜 묻히고 틸리 노우드는 헤드라인이 됐는가
2026년 9월 21일(현지시간) 런던 피카딜리 BAFTA 본부에서 열린 'Life in Pictures' 세션에서 사회자 에디스 보먼이 인공지능이 영화에 미칠 영향을 묻자, 톰 크루즈는 "Here's the thing: There is nothing like human"(중요한 건, 인간 같은 것은 없다는 겁니다)이라고 답했다.
그는 6분가량 이어진 즉석 답변에서 영화 현장을 지켜온 장인들의 노고를 언급하며 "What you put attention on, you give life"(주의를 기울인 곳에 생명이 깃든다)라는 핵심 메시지를 전했다.

가상 배우나 CG의 매끄러운 합성 대신, 톰 크루즈와 영화 제작 현장의 인간 장인들이 위험천만한 협곡 비행 스턴트를 직접 수행하며 ‘진짜 경험’과 생명력을 일구어내는 순간을 묘사한 일러스트.
사흘 앞선 18일에는 유튜브 토크쇼 '피어스 모건 언센서드'에 출연한 AI 배우 틸리 노우드가 인터뷰 도중 15~20초가량 갑자기 광둥어를 쏟아냈다. 노우드는 회로가 조금 꼬였다고 해명했고 제작사 파티클식스는 자율성의 발현이라고 설명했지만, 외신 다수는 이를 오작동으로 전했다.
언론은 대배우가 전한 인간 창작의 고유성 논의 대신, 가상 배우의 오류를 가벼운 웃음거리이자 클릭을 부르는 흥밋거리로 빠르게 퍼뜨렸다. 크루즈의 말대로라면, 두 사건을 대하는 온도 차에서 지금 미디어의 주의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흥미성 소비 뒤에 묻힌 톰 크루즈 6분 연설의 진짜 메시지는 무엇인가
언론이 가벼운 오작동 해프닝을 전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톰 크루즈의 연설은, 인공지능 기술을 무작정 배척하는 반(反)AI 구호가 아니었다.
그는 인공지능이 "오고 있고, 일어날 일(It is coming and it's going to happen)"이라고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사람들은 진짜를 보고 싶어 한다(People want to see real things)"고 말했다. 크루즈가 강조한 것은 기술의 거부가 아니라, 평생을 영화 제작에 바쳐온 장인들의 가치였다.
기술이 순식간에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시대에 인간성의 증거는 완성된 단면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크루즈는 같은 주 한 팟캐스트에서, 차기작 『디거(Digger)』 촬영 당시 특수분장 팀과 스톱워치로 공정을 재고 훈련을 거듭해 6시간 걸리던 분장을 1시간 안으로 줄인 경험을 전했다.
이는 기계로 대체한 결과가 아니라, 현장 제작진이 서로 협력하고 몰입하여 한계를 극복해낸 과정의 결과였다. 관객이 대역 없는 스턴트와 현장 연출에 감동하는 까닭 역시 결과의 화려함보다 그 한 장면 뒤에 담긴 진실한 노력과 시간, 즉 영화가 가진 서사와 비하인드 스토리 때문이다.
그 뒷이야기 속에서 관객은 현장의 사람들이 쏟은 땀과 정성을 알아보고, 영화는 비로소 영혼을 얻는다.

텅 빈 객석 앞 연단에 선배우와 홀로그램 AI 배우의 오작동에 몰려든 기자와 관객을 나란히 그려, 톰 크루즈의 BAFTA 연설 '인간 같은 것은 없다'보다 AI 배우 틸리 노우드의 광둥어 소동에 쏠린 관심을 풍자한 일러스트.
장인 정신은 왜 말이나 영상으로 전해지지 않는가
크루즈가 잃고 싶지 않다고 한 장인들의 시간은 영화 촬영장에만 있지 않다. 사람은 어떤 일이든 처음부터 완벽하게 계획하거나 예측할 수 없기에, 대략의 방향과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하는 동안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깨달음을 얻는다.
그 일을 오래 되풀이한 사람만이 특별한 안목과 감각, 선택의 경험을 갖춘 장인으로 거듭난다. 그렇게 몸에 밴 능력은 말이나 책, 영상으로 온전히 옮길 수 없어서,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을 겪으며 시작부터 끝까지의 세세하고 미묘한 변화와 차이를 하나하나 알아 가는 도제식 배움으로 이어져 왔다.
스승 옆에서 제자가 보고 따라 하며 익히는 이 방식은 모든 가르침과 배움의 본래 모습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제 이야기를 처음 지어 보는 창작 교육에서는 더욱 그렇다. 아이의 머릿속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어디에서 멈추고 어떤 고민을 거쳐 달라지는지는 곁에서 함께하는 사람에게만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시의 생각을 정제해가는 창작에서 중요한 것은 잘 만든 결과물이 아니라, 헤매고 묻고 다시 해보며 제 힘으로 쌓아 가는 안목과 경험이다. 완성품을 단숨에 받아 든 아이에게는 그것이 자리할 틈이 없다.

작업등 아래에서 미니어처 영화 세트를 손으로 만드는 장인과 거대한 스마트폰 속 AI 배우에게 마이크를 들이미는 기자들을 대비해, 장인 정신과 흥밋거리 소비의 온도 차를 풍자한 일러스트.
창작 교육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지은 이야기에 영혼을 담는다
남이 해준 결과물을 가만히 앉아 받기 보다 처음부터 직접 고민하며 만들어 가는 아이들은, 상상하고 수다를 떨고 자료를 찾고 아이디어를 내며, 질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영화 현장의 장인이 그러하듯, 아이도 그때마다 고르고 고쳐 쓰며 자기만의 세계를 완성해간다.
그렇게 지은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모습을 드러내면, 필자와 함께 책을 만든 아이들은 한결같이 "이 책에 제 영혼이 담겼어요"라고 말한다. 책을 만드는 동안 오직 자신의 세계에서 상상하고 그것을 실현하는 데 몰입했고, 순수한 열정으로 각자의 고유한 인간성의 최대치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몰입의 경험이 한 층씩 쌓일수록 아이는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고, 자기가 만든 세계를 자신의 미래와 연결 지으며 키워간다. 교사나 부모가 도와줬든 AI가 도와줬든, 스스로 해낸 것이 아니면 진짜가 아니라는 걸 아이들도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아이가 직접 할 수 있고 해내야 하는 일에 가르치기 어렵다거나 더 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수준을 떨어뜨리거나 AI를 들이밀어서는 안 된다.
모든 배움은 스스로 깨닫는 즐거움에서 시작되고, 그 즐거움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새로운 도전과 어려움을 이겨 내는 원동력이 된다. 깨닫는 즐거움을 아는 아이는 수많은 감정을 겪으며 창조하는 인간으로 자란다. 이 이상 인간적인 일이 또 있을까.
우리가 주의를 기울인 곳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 된다
크루즈가 "There is nothing like human. 인간 같은 것은 없다"고 말할 때 지키려 한 것도 스스로 깨닫고 창조하는 인간다움이다. AI가 이미 우리의 일상과 창작 현장 깊숙이 들어와 있어도 사람들은 여전히 진짜를 보고 싶어 한다. 그가 평생을 영화에 바친 장인들을 잃고 싶지 않다며, 창조하는 일을 멈추지 말자고 당부한 까닭이다.
그 당부는 주의를 기울인 곳에 생명이 깃든다는 그의 말로 이어진다. 하마터면 우리는 이 메시지를 듣지 못할 뻔했다. 미디어가 조명과 시선을 어디로 배분하느냐를 뜻하는 미디어주의는, 그것이 향하는 대상에 대중적 생명력을 부여하는 파급 효과를 지닌다.
미디어주의가 일회성 자극에만 쏠릴 때 정작 중요한 본질이 가려지듯, 결과가 빨리 나오는 쪽으로 아이들을 이끄는 교육 현장에서도, 사회 곳곳에서도 같은 일이 되풀이될 수 있다. 우리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전하느냐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만들고, 아이의 상상 세계를 지키고 창조하는 인간으로 키우는 일도 그 선택에서 시작된다.
모든 사람이 자기 삶을 완성해 가는 장인이라면, 우리가 AI에 휘둘리며 종속될 일은 없을 것이다. 또한 세상 많은 일에 인간의 생명과 영혼이 깃든 진실한 장인들의 손길이 닿을 것이다. 진심으로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이 그러하길 바란다.

스마트폰 가상 홀로그램의 화려한 볼거리에 시선을 빼앗긴 어른들과, 홀로 아날로그 창작에 몰입하며 책을 만드는 ‘진짜 경험’을 이어나가는 아이의 모습을 풍자한 일러스트.
[톰 크루즈 소개]
톰 크루즈(Tom Cruise)는 1962년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서 태어난 배우이자 제작자다. 1986년 『탑건』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고, 1996년부터 이어 온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비행기 매달리기와 고공 낙하 같은 위험한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해 온 배우로 유명하다.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세 번 올랐고 골든글로브를 3회 받았으며, 2025년 11월에는 명예 오스카를 받았다. 극장에서 보는 영화의 가치를 꾸준히 강조해 왔고, 2023년 할리우드 배우 노조 협상 때는 AI로부터 배우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과 처음 손잡은 신작 『디거』는 10월 3일 국내 개봉한다.
[핵심 인사이트 3가지]
1. 흥밋거리에 가려진 진짜 메시지
— 같은 주 AI 배우의 광둥어 소동은 빠르게 퍼졌지만, 톰 크루즈가 BAFTA에서 전한 '인간 같은 것은 없다'는 메시지는 국내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무엇을 전하고 무엇을 흘려보내느냐가 대중의 시선을 정한다.
2. 장인 정신은 과정에서 자란다
— 영화 현장의 장인도, 이야기를 짓는 아이도 헤매고 고쳐 쓰는 시간을 제 힘으로 견디며 안목과 경험을 쌓는다. 결과물을 단숨에 건네받으면 그 힘을 기를 기회도 함께 사라진다.
3. 어른의 주의가 아이의 세상을 만든다
— 어른이 흥미와 쉬운 방법을 좇으면 아이도 그 뒤를 따른다. 시간과 정성이 담긴 일에 먼저 눈을 돌리는 어른 곁에서 아이는 창조하는 즐거움을 배운다.
[전문 용어 사전]
▪️ 미디어의 주의: 언론과 플랫폼이 어떤 소식에 지면과 시간을 내주는지를 가리키는 말. 미디어가 주의를 기울인 소식은 대중의 관심을 얻고, 그렇지 못한 소식은 중요해도 묻힌다.
▪️ 주의의 비대칭: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두 사건이 받는 주목도가 크게 벌어지는 현상. 같은 주에 AI 배우의 오작동은 널리 퍼지고 톰 크루즈의 BAFTA 연설은 국내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은 일이 그 예다.
▪️ BAFTA Life in Pictures: 영국영화텔레비전예술아카데미(BAFTA)가 여는 대담 행사. 한 영화인의 작품 세계와 작업 과정을 무대 위 인터뷰로 되짚는다.
▪️ AI 배우: 생성형 AI로 얼굴과 목소리, 말투를 만들어 낸 가상의 연기자. 영국 제작사 파티클식스가 만든 틸리 노우드가 대표적이다.
▪️ 장인: 한 분야의 일을 오래 되풀이하며 자기만의 안목과 기술을 쌓은 사람. 영화 현장에서는 분장, 촬영, 스턴트, 미술처럼 작품을 손으로 완성하는 제작진을 가리킨다.
▪️ 도제식 배움: 스승 곁에서 제자가 같은 일을 함께 겪으며 기술과 판단을 몸으로 익히는 배움 방식. 말이나 교재로 다 전할 수 없는 감각을 전하는 오래된 교육법이다.
▪️ 특수분장(프로스테틱): 실리콘 같은 재료로 만든 인조 부품을 배우의 얼굴과 몸에 붙여 외모를 바꾸는 분장 기법.
▪️틸리 노우드(Tilly Norwood): 영국의 AI 제작사 파티클식스(Particle6)가 생성형 AI로 만든 가상 배우다. 2025년 소셜미디어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스위스 취리히 영화제에서 '세계 최초의 AI 배우'로 소개됐고,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은 사람 배우를 합성 배우로 대체해서는 안 된다며 곧바로 반대 성명을 냈다. 2026년 7월 코미디 영화 『미스얼라인드(Misaligned)』의 주연으로 캐스팅됐고, 9월 8일 CNN과 첫 화상 인터뷰에서 "나는 인간의 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열흘 뒤 '피어스 모건 언센서드' 인터뷰 도중 갑자기 광둥어로 말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핵심 참고 자료]
TheWrap – Tom Cruise Weighs AI's Inevitability With Human-Made Art
Kotaku – AI Actress Tilly Norwood Glitches Out Mid-Interview And Starts Speaking Cantonese
[칼럼니스트 소개]
책마법사(최상희)는 상상하는 인간을 연구하고 기록하는 스토리 아티스트이자 언론인이다. 2001년부터 아날로그 창작 교육과 북아트를 통해 상상력의 가치를 탐구해 왔으며, 2023년부터는 생성형 AI와 새로운 창작 환경을 연구하고 있다. 인터넷 신문 The Imaginary Pocus를 창간해 '상상하는 인간 중심 저널리즘'을 바탕으로 인간의 상상력과 창작, 기술이 만나는 지점을 기록하며 시사와 문화, 기술을 잇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함께 읽으면 좋을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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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활용 고지: 본 기사는 The Imaginary Pocus의 기획과 편집 방향에 따라 관련 보도와 공식 자료를 검토해 구성했으며, 자료 구조화와 이미지 제작 과정에 AI를 활용했습니다. 최종 내용의 사실 확인과 편집 책임은 The Imaginary Pocus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