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타임즈=민경만 기자] 한여름의 뙤약볕이 걷히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의 초입, 용인의 유서 깊은 전통과 현대적 열정이 어우러지는 대규모 민속 축제가 펼쳐진다.
용인특례시 처인구 백암면의 대표 전통 축제인 ‘제11회 백암 백중문화제’가 오는 9월 11일(금)부터 13일(일)까지 사흘간 용인시 백암면사무소 및 백암장터 일원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백암백중문화보존위원회(위원장 신동선)가 주최하고 용인특례시, 용인문화재단 등이 후원하는 이번 문화제는 “백중 달빛에 풍년을 기원하며”라는 부제 아래 3만여 명의 관람객을 맞이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교통편도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 등에서 쉽게 한번에 갈 수 있어 편하다.
■ 1970년대 사라진 전통, 주민 자치로 화려하게 부활하다
음력 7월 15일인 ‘백중(百中)’은 예로부터 봄부터 여름까지 땀 흘려 일한 농부들이 농사일을 잠시 멈추고 술과 음식을 나누며 민속놀이를 즐기던 세시 풍속이다. 특히, 용인시 백암 지역은 조선 시대 경기 남부와 충청도를 잇는 요충지이자 전국에서 손꼽히는 큰 우시장(소시장)이 서던 상업의 중심지였다. 백중날이면 대규모 백암장터에 상인과 주민 수만 명이 모여 농악놀이와 씨름 대회를 즐기며 화합하던 전통은 백암만의 고유한 정체성이었다.
■ 3일간 펼쳐지는 다채로운 전통·현대 융합 프로그램
올해 열리는 제11회 백암 백중문화제는 과거와 현대, 어르신과 청소년을 하나로 잇는 한층 정교하고 풍성한 프로그램 구성을 선보인다.
첫째 날(11일) – 전통의 품격과 신명 나는 전야제 축제의 서막은 경건한 ‘고유제(告由祭)’로 시작된다. 백암면 석천리에 위치한 실학의 선구자 반계 유형원 선생의 묘소에서 축제의 무사 안녕과 농사의 대풍년을 기원하는 전통 유교식 의례를 올린다. 이어 익살과 풍자가 넘쳐나는 전통 ‘품바 경연대회’가 펼쳐져 장터의 흥을 돋우며, 공식 개회식 이후에는 주민들과 관람객이 숨겨온 끼를 뽐내는 ‘단체별 노래자랑’이 열려 한마당 축제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다.
둘째 날(12일) – 세대를 뛰어넘는 전통 예식과 청소년의 열정 둘째 날에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는 ‘전통 금혼식(金婚式)’이 열린다. 5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동고동락하며 부부의 연을 이어온 지역 어르신 부부를 초청해 전통 혼례를 재현하며 가족의 가치를 되새긴다. 오후에는 백암 백중문화제의 상징인 ‘백중장사 씨름 대회’와 풍년을 노래하는 신명 나는 ‘농요 판굿’이 모래판과 무대를 가득 채운다. 저녁 6시부터는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제2회 백중 청소년예술제(라이징 스타 선발대회)’가 열려 노래, 댄스, 밴드 연주, 태권도 시범 등 생동감 넘치는 재능 경연이 백암신협 뒤 야외특설무대에서 펼쳐진다.
셋째 날(13일) – 화려한 피날레와 백중 가요제 마지막 날은 육군 제55보병사단 군악대의 웅장하고 박진감 넘치는 퍼포먼스로 시작된다. 우리의 가락을 즐기는 ‘국악 한마당’과 대중 예술이 어우러지는 ‘가요 한마당’에 이어 축제의 진정한 하이라이트인 ‘제11회 백중 가요제’ 결선이 열린다. 치열한 예선을 뚫고 올라온 아마추어 실력파 가객들이 대상 상금 150만 원을 두고 열띤 경연을 펼치며 축제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할 예정이다.
■ 조선 보부상의 기개 담은 ‘백암순대’와 막걸리… 장터의 맛과 멋으로 축제에 활력 더해
백암 백중문화제의 큰 매력 중 하나는 관람객들의 오감을 완벽히 사로잡는 풍성한 식도락과 시끌벅적한 야외 장터의 낭만이다. 축제 기간 동안 백암장터 일대에는 뽀얀 가마솥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초대형 ‘먹거리 장터’가 펼쳐져 방문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이 장터의 단연 주인공은 전국적인 명성을 가진 용인의 대표 향토 음식 ‘백암순대’다. 일반적인 당면순대와 달리, 얇고 부드러운 돼지 소창 속에 배추, 양배추, 숙주나물, 두부 등 10여 가지가 넘는 국산 채소와 고기를 아낌없이 채워 넣은 것이 특징이다. 선지를 최소화해 텁텁하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일품인 백암순대는 조선 시대 경기 최대 규모의 우시장을 찾던 보부상과 서민들의 든든한 동반자였다. 10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백암면의 애환을 달래 준 역사 깊은 위안의 음식인 셈이다.
야외 장터에서는 커다란 무쇠솥에서 하루 종일 푹 고아내어 국물이 깊고 진한 순댓국밥과 함께 노릇노릇하게 구워내는 두툼한 머릿고기전, 전야제의 흥을 돋우는 시원하고 달큰한 전통 막걸리가 가득 채워진다. 가을 초입의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이웃과 술잔을 기울이는 장터 풍경은 삭막한 현대 도심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따뜻한 인간미와 옛 장터의 아련한 정취를 선사한다.
또한, 지역 농민들이 정성껏 수확하여 신선하고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는 ‘농축산물 직거래 장터’도 활기차게 운영된다. 가족 단위 관람객을 겨냥한 전통 떡메치기 체험과 인절미 시식, 가훈 쓰기, 탈 만들기 등 전통 세시풍속 체험 부스도 다채롭게 펼쳐져 먹는 즐거움에 직접 해보는 배움의 즐거움을 더했다.
무대 위에는 트로트 명품 보컬 가수 김다나, 화려한 연주를 자랑하는 서가비, 베테랑 개그맨이자 인기 MC 김종하, 감성 보컬 이은지, 실력파 그룹 청춘소년단 등 특급 라인업이 무대를 채우며 축제의 열기를 더한다.
백암백중문화보존위원회 신동선 위원장은 “백암 백중문화제는 단순한 오락 행사가 아닌, 역사적 정통성을 복원하고 온 세대가 상생하는 소중한 문화 자산으로, 이제 단순한 지역축제를 넘어 K-컬쳐 전통문화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종합 축제”라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여성 이장으로 오래 지역에 봉사해 온 김경자 이장은 “풍성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가득한 백암에 오셔서 우리 전통의 깊은 정취와 따뜻한 이웃의 정을 듬뿍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m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