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요구한 욕망의 파국
▪️ 오스카와일드의 탐미주의 고전, 판소리 살로메로 거듭나다
▪️ 창극 살로메는 왜 단순한 악녀의 광기를 넘어섰나
▪️ [표 1] 오스카 와일드 원작 희곡 vs 창극 《살로메》 비극 구조 및 감정 번역 비교표
▪️ 김준수와 최예림의 더블 캐스팅은 무엇을 변주하는가
▪️ 마포아트센터의 헤로데와 일곱베일의춤이 남긴 질문
▪️ FAQ (자주 묻는 질문)
▪️ [공연 상세 정보]
▪️ [전문 용어 사전]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요구한 욕망의 파국
지난 8월 21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창극 《살로메》의 서울 본공연이 성대하게 개막하여 관객들과 마주하고 있다. 신약성서에 기술된 헤로데 왕가와 세례자 요한의 참수 사건을 탐미주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을 빌려 우리 전통 소리로 재구성한 이번 무대는 개막 첫날부터 문화예술계의 깊은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작품은 서양의 고전 희곡에 한국의 국악 선율을 단순히 일차원적으로 얹어낸 기존의 결합 방식을 탈피했다. 대신 소리꾼의 개성 넘치는 발성과 호흡, 그리고 한국 무용의 신체 언어를 활용하여, 인간 본연의 사랑이 거절당했을 때 집착과 자기파괴로 나아가는 정서적 인과관계를 입체적으로 번역해 냈다.
8월 2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서울 공연은 현대 창극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오스카와일드의 탐미주의 고전, 판소리살로메로 거듭나다
이 비극적인 무대가 한국 전통 예술의 새로운 영역으로 안착하기까지의 역사는 창극 현대화의 분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번 작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3년 제16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전통예술 분야에 선정되며 최초로 창작의 굳건한 기틀을 다졌다.
당시 고선웅 작가의 극본과 정은혜 작창가의 노련한 선율 설계, 그리고 안무가이기도 한 김시화 연출가의 협업을 통해 서구 세기말 문학이 지닌 관능적 언어가 판소리 고유의 발성인 통성과 아니리 구조로 성공적으로 이식되기 시작했다.
제작진이 밝힌 공식적인 예술 연혁에 따르면 본 작품은 2024년 2월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최초로 무대를 선보인 뒤, 다각적인 수정과 보완을 거치며 완성도를 끌어올려 이번 2026년 세 번째 시즌에 이르렀다.
가야금, 피리, 아쟁 등의 전통 악기 연주 위에 피아노와 첼로의 현대적인 악곡이 조화를 이루며 탐미적 원작의 깊이를 아날로그적 소리로 웅장하게 펼친다.
창극살로메는 왜 단순한 악녀의 광기를 넘어섰나
창극 《살로메》는 왜 단순한 요부의 광기를 넘어 보편적인 인간의 입체성을 획득하는가. 기존 서사 속 살로메는 붉은 관능을 휘두르며 파멸을 유도하는 평면적인 팜므파탈로 소비되는 한계가 존재했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그의 잔혹성을 맹목적으로 옹호하지 않으면서도, 폭력과 살인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던 인물의 심리적 경로를 차분히 추적하여 비극적 설득력을 극대화한다. 요한에게 순수하게 매혹되는 최초의 시선, 그리고 자신의 존재가 완전히 부정당하는 거절의 당혹감이 집착과 증오로 변질되는 심리 구조가 연출의 뼈대다.
소리꾼들은 낮게 속삭이는 아니리로 감각적인 유혹을 형상화하고, 거절당한 뒤에는 당혹과 분노를 목소리에 고스란히 담아내며, 장단에 맞춰 가쁜 호흡을 규칙적으로 반복함으로써 고착화된 집착의 통증을 관객의 육체에 직접 전파한다. 요한의 머리를 마주하고 울부짖는 마지막 장면은 소유욕의 완성이 아닌 자멸적인 파국의 공허와 참담함을 폭발시키며 인물의 복합적인 이면을 복원해 낸다.

오스카 와일드의 세기말 탐미주의 원작 희곡이 우리 전통 소리의 호흡과 발성 구조로 치환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서적 지향점과 무대 미학적 차이를 분석한 대비 자료. (기준 시점: 2026년 8월 22일)
김준수와 최예림의 더블 캐스팅은 무엇을 변주하는가
특히 살로메 역을 맡은 김준수와 최예림의 더블 캐스팅은 성별의 화제성을 뛰어넘는 비평적 즐거움을 독자에게 제공한다. 두 배우의 상이한 무대 언어는 배역을 특정한 성별이나 전형적인 이미지에 가두지 않고, 개별 예술가의 목소리와 신체 조건에 따라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 어떻게 다채롭게 변주되는지 실험하게 만든다.
초창기 모든 등장인물을 남성 소리꾼이 도맡아 표현하며 큰 주목을 이끌어냈던 남성창극 형식에서 확장하여, 남녀 소리꾼을 더블 캐스팅으로 배치한 현재의 무대 구성은 극적 감상과 해석의 유연성을 훌륭하게 넓혀주었다.
국악계에서 경계 없는 도전을 지속해 온 김준수는 유려하고 중성적인 신체 움직임을 활용해 초현실적이고 신비로운 매혹을 선사하며, 최예림은 예리하고 섬세한 발성과 눈빛으로 사랑을 주고받는 정서적 방법을 미처 깨닫지 못한 청소년기 인물의 불안과 깊은 고독을 세밀하게 구체화한다. 관객은 공연 프로그램북의 캐스팅 안내를 참고해 두 소리꾼이 표현해 내는 비극의 색채를 비교하며 감상의 실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마포아트센터의 헤로데와 일곱베일의춤이 남긴 질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구현되는 비극의 폭발력은 유태평양이 연기하는 헤로데 왕의 뒤틀린 권력욕과 마주치며 파국을 완성한다. 헤로데가 지닌 비정상적인 탐욕과 도덕적 타락은 살로메의 갈망을 통제 불가능한 파탄으로 유도하는 또 다른 입체적 축으로 기능한다.
여기에 살로메가 헤로데 앞에서 요한의 참수를 대가로 추는 일곱 베일의 춤은 시각적 관능의 극치를 보여주는 동시에, 뒤틀린 소유와 스스로의 파멸을 맞바꾸는 잔혹한 거래를 완성하는 예술적 중심점이다. 이 작품의 탁월한 성취는 동서양 예술의 단순한 외형적 결합에 머물지 않는다.
오스카 와일드가 직조해 낸 탐미주의적 욕망과 죽음의 비극을 우리 전통 소리가 지닌 호흡과 아날로그적 질감으로 번역하여, 사랑과 상실, 그리고 거절이라는 인간 보편의 본질적 고뇌를 관객의 몸에 직접적으로 꽂아 넣는 감정의 번역을 충실히 실행했다. 창극 《살로메》는 전통의 단순한 유지가 아닌, 인간 내면의 깊은 어둠을 파헤치는 강력한 동시대 예술로서의 자취를 짙게 남긴다.
FAQ
Q : 원작 희곡은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인가, 희곡인가?
A : 오스카 와일드가 1891년 프랑스어로 집필한 《살로메》는 소설이 아닌 희곡으로 분류된다. 성서 속 인물과 비극적 사건을 극히 탐미적이고 상징적인 무대 언어로 재구성한 희곡 작품이다.
Q : 오페라 《살로메》와는 음악과 심리 묘사 면에서 무엇이 다른가?
A : 두 극 모두 동일한 원작을 바탕으로 삼지만, 창극은 판소리 고유의 발성인 통성, 아니리, 가쁜 호흡을 핵심 표현 수단으로 활용한다. 단순히 서양 음악과 국악의 물리적 차이를 넘어 언어와 호흡이 인물의 파국적 감정을 조직하고 자아내는 방식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구조이다.
Q : 이 공연은 현대 뮤지컬인가, 아니면 전통 창극인가?
A : 우리 전통 판소리를 바탕으로 배역을 나누어 연기하는 창극에 해당한다. 다만 전통 악기에 피아노와 첼로 같은 서양 악기의 현대적 연주가 조화를 이루고 강렬한 안무와 현대적 무대 미학이 결합되어 있어, 관객에 따라 뮤지컬에 가까운 입체적 감각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Q : 무대 관람 시 눈여겨보아야 할 가장 핵심적인 장면은 무엇인가?
A : 살로메가 헤로데 왕 앞에서 추는 '일곱 베일의 춤'과 후반부 요한의 잘린 머리를 마주하는 대목이 핵심이다. 각각 뒤틀린 소유욕의 잔혹한 거래와 욕망이 허망하게 성취된 이후 뒤따르는 내면의 뼈아픈 공허를 집약하여 보여주는 무대 미학이다.
Q : 판소리 무대를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초심자도 관람할 수 있나?
A : 일상의 구어체로 상황과 줄거리를 친절하게 해설해 주는 판소리의 전통 아니리 구조가 명확하게 살아있어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왕가의 타락과 광기가 강렬하게 묘사되므로, 안내된 14세 이상 관람 기준과 중간 휴식 없이 110분 동안 이어지는 상영 요건을 사전에 인지하는 것이 안전하다.
[공연 상세 정보]
▪️ 공연 장소 :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서울 마포구 대흥로)
▪️ 공연 기간 : 2026년 8월 21일(금) ~ 8월 23일(일)
▪️ 공연 시간 :
-금요일 : 오후 7시 30분
-토요일 : 오후 2시 / 오후 6시
-일요일 : 오후 2시
▪️ 관 람 료 : R석 77,000원 / S석 55,000원
▪️ 관람 등급 : 14세 이상 관람가
▪️ 소요 시간 : 약 110분 (중간 휴식 시간 없음)
▪️ 전국 투어 : 서울 공연 종료 후 천안, 고양, 부산, 울산, 대구, 창원 지역 순차 상영 예정 (상세 일정은 각 지역 공연장 문의)
[전문 용어 사전]
▪️창극: 판소리를 기본 토대로 삼되, 여러 명의 소리꾼들이 각각 배역을 나누어 맡아 연기하고 입체적인 무대 장치와 전통음악 반주가 결합한 한국 고유의 전통 음악극.
▪️작창: 판소리 선율의 고유한 장단과 극적 억양을 무대 위 인물들의 대사에 알맞게 새롭게 짜 넣거나 극 전체의 음악적 분위기를 작곡하고 구성해 내는 전통 창작 작업.
▪️아니리: 창극이나 판소리에서 소리꾼이 창(노래)을 부르지 않고, 일반적인 말과 대화의 독백 형식으로 사건의 세밀한 경과나 등장인물의 내밀한 대화를 설명해 주는 어휘적 수단.
▪️통성: 판소리 발성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아랫배에서부터 뿜어 나오는 곧고 굳건하며 거친 호흡을 목의 힘을 빌려 우렁차게 밀어 올려내는 독창적인 가슴 소리 발성법.
▪️일곱 베일의 춤: 주인공 살로메가 헤로데 왕의 뒤틀린 제안을 수락하며 일곱 개의 베일을 차례로 벗어 던지며 추는 춤으로, 사랑을 소유하려는 비극적 권력의 거래를 알리는 상징적 안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