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예술과 대중을 잇는 3일간의 시간표, 그곳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 하회탈에 투영된 페르소나, 어떻게 내면의 치유로 이어졌나
▪️ 객관적 유산이 '나의 안동'으로 변화하는 자발적 순환의 여정
▪️ 신은별 도슨트의 소통 전략과 능동적 컬렉터의 탄생
▪️ [전문 용어 사전]
▪️ [아티스트 소개: 흙속 작가 김희경]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신사동 룩인사이드 갤러리에서 고택 아트 페스타 'GAF 2026 서울 프리뷰 행사인〈시간여행자 안내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0월 안동 임청각 본행사에 앞서 고택의 장소성과 동시대 예술을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한 이번 행사에서, 관람객들은 단순한 감상을 넘어 스스로의 내면을 돌아보는 특별한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
생명과 소멸이 공존하는 치유의 시공간을 시각화하며 이번 행사의 깊이를 더한 '흙속 작가' 김희경을 만나 깊은 이야기를 풀어보았다.

예술과 대중을 잇는 3일간의 시간표, 그곳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프리뷰가 진행된 3일 동안 갤러리에서는 전시 관람뿐만 아니라, 작가와 대중이 현장에서 직접 교감하는 특별한 여정이 촘촘하게 이어졌다.
첫날인 17일에는 김희경 작가가 나서 '미술 심리로 바라보는 그림의 마음' 특강의 포문을 열었고, 18일에는 신은별 도슨트가 참여 작가들을 대상으로 아트 브랜딩 특강인 '프리뷰 토크'를 진행하며 열기를 이었다.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집단 미술심리 워크숍 '중첩된 페르소나 : 미술로 탐색하는 자아와 관계'가 열려 대미를 장식했다. 김 작가는 17일 강연이 "관람객과 그림 사이에 공감으로 연결되는 길을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9일 워크숍에 대해서는 "그 열린 감각을 바탕으로 자기 자신을 다층적으로 살펴보고, 서로가 연결되는 유기적인 치유의 장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하회탈에 투영된 페르소나, 내면의 치유로 이어져
19일 워크숍의 중심 매개체는 동시대인의 심리적 억압을 탐색하기 위해 꺼내 든 '안동 하회탈'이었다. 김 작가는 현대인이 사회적 관계 속에서 쓰는 가면, 즉 페르소나를 설명하며 "탈은 여러 사람이 함께 살기 위한 사회적, 기능적 옷이자 방어기제이다.
그 방식은 개인이 사회에 적응하고자 선택한 치밀한 노력 끝의 결과이다"라고 강조했다. 참여자들은 탈의 겉과 속을 직접 꾸며보며 자신에게 익숙한 방어기제를 마주하는 통찰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이 과정이 "익숙한 그 방어기제를 살펴보고 안아주고 응원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덧붙이며, 속마음이 은유와 상징으로 온전히 드러나는 안전한 은신처를 경험하게 했다.
객관적 유산이 '나의 안동'으로 변화하는 자발적 순환의 여정
이러한 치유의 과정은 작가의 대표 연작인 '흙속'이 지향하는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작가에게 흙속이란 존재가 해체되고 다시 조립되는 원시적 시공간이자, 다시 나아가기 위해 스스로 에너지를 축적하는 가장 안정적인 지대이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 역시 일상에서 벗어난 관람객이 그 자발적 순환을 온전히 경험하도록 이끌었다. 김 작가는 "중성자극은 어떤 심리적 역동이 얽히지 않은 객관적인 자극이다.
하지만 개인의 경험으로 채워지고 마음을 풀어놓은 사건들은 더이상 객관적이지 않습니다. 의미 있고 소중한 조건화 자극이 됩니다"고 직접 짚었다. 나아가 "안동 하회탈 위로 털어놓은 속마음은 그냥 안동이 아닌, 나의 안동이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물리적 공간에 불과했던 지역 유산이 동시대 예술과 만나 개인의 내면을 보듬는 실천적 치유 공간으로 확장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첫 컬렉팅 가이드와 아트브랜딩 특강, 다층적 경험으로 10월 안동 임청각을 기약하다
김 작가의 프로그램이 내면 탐색을 향했다면, 행사의 또 다른 축은 예술과 대중의 거리를 좁히는 구체적인 소통 전략으로 채워졌다.
18일 특강을 이끈 신은별 도슨트는 홍익대학교 문화예술 경영대학원 예술경영 전공자이자 주요 아트페어 VIP 도슨트로서, 작품 자체보다 작가의 삶과 시대적 배경을 엮어내는 스토리텔링 해설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3500만 조회수의 캐릭터 '우아한 사모님'의 성공 비결을 공유하며 작가들에게 아트 브랜딩 해법을 제시했다. 아울러 행사장 곳곳에는 작가의 유명세보다 개인의 감각에 먼저 집중하게 돕는 '첫 컬렉팅 가이드'와 150부 한정판 'GAF 시간여행자 패스포트'가 상시 운영되었다.
이 장치들은 컬렉팅 크레딧 등을 제공하며 수동적인 감상자를 능동적 참여자로 이끌어내, 지역 유산과 동시대 예술의 결합이 지향해야 할 다층적 경험의 기준점을 세웠다.
결국 이 모든 다층적 경험의 장치들은 '미술이라는 안전한 은신처'를 통해 관람객이 스스로를 안아주길 바라는 김 작가의 바람과 궤를 같이하며, 다가올 10월 안동 임청각 본행사가 선사할 깊은 위로의 여정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전문 용어 사전]
▪️ 조건화 자극: 중성자극에 개인의 의미 있는 사건이나 감정이 지속적으로 연합되어, 특정한 정서적 반응을 이끌어내게 된 자극이다.
▪️ 중성자극: 어떤 심리적 역동이나 개인적 경험이 얽히지 않아 특정한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객관적인 상태의 자극이다.
▪️ 아트 브랜딩: 예술가나 전시 자체가 대중에게 명확한 정체성과 철학을 전달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소통하는 예술경영 마케팅 전략이다.
▪️ 페르소나: 개인이 사회적 상황이나 관계 속에서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해 취하는 역할이나 심리적 가면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다.
▪️ 컬렉팅 크레딧: 아트 페스타 현장에서 실제 미술품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람객에게 제공되는 일종의 지원 혜택이다.
[아티스트 소개: 흙속 작가 김희경]
한양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 미술치료 석사를 졸업하고 인간의 내면과 회복을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회화 작가다. 저서 『마음 숲 물 한 모금』과 그림책 『엄마가 괴물로 변하지 않는 비밀』을 출간하며 시각예술과 서사를 넘나드는 작업을 이어왔다. 2025년 한국미술협회 우수 작가 유공표창, 2026년 한국예총 표창을 수상했으며, 2025년 독일 베를린 아트페스티벌과 프랑스 아를 전시에 참여했다. 지난 5월(2026년) 일본 우에다 시립미술관 초대 개인전을 비롯해 프로젝트 아트 그룹 ‘아틀리에 노마드’의 일원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티스트 채널: 인스타 @heeppy_12345

















